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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2016.07.13 10:50

[기자수첩]혼용무도 동구의회

혼용무도 동구의회
‘혼용무도(昏庸無道)’. 나라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다는 의미다.

이 사자성어는 지난해 교수신문이 ‘올해(2015년)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말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민들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이른바 권력자들의 무능함을 엿 볼 수 있었다. 정부는 사태 초기, 발생 원인을 애꿎은 ‘낙타’에게 돌렸고 정치권에선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며 서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툼을 벌였다. 

이 단어를 추천한 고려대 이승환 철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스 사태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여당 원내대표에게 사퇴압력을 행사해 삼권분립과 의회주의가 훼손된 사건,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을 선정이유로 꼽았다.

교수신문은 혼용무도에서 혼용(混庸)은 무능하고 어리석은 군주를 일컫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나타내는 말이며, 무도(無道)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실천되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論語)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했다.

울산동구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원구성 선출을 두고 혼용무도의 길을 걷고 있다. 

총 8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동구의회는 다섯 명의 새누리당과 두 명의 무소속, 한 명의 노동당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다수당인 여당 내부 의원들의 분열이다. 누가 ‘의장’에 적합한지를 두고 서로가 적임자라 밝히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정치철학과 소신, 리더십과 능력을 검증하기보다 과거 발언과 행적을 빌미로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있다. 즉, 누가 더 의장에 적합한가보다 부적합한가를 가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일부 야권 의원에게 부의장 직을 주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힘’을 보태주면 ‘힘’을 주겠다는 것인데, 어찌 보면 ‘여·야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국민은 위정자들의 극한 대립과 분열 속에서 그들의 무책임과 무능함에 혀를 내둘렀다. 동구의회 의원들 간 대립과 분열 속에서 탄생할 후반기 원구성과 의정활동은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동구 주민들이 혼용무도를 겪을까 걱정된다. 

극한 대립 속에서도 동구의회 의원들은 상생정치를 하자며 한 목소릴 내고 있다. 조선업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동구, 그들이 말하는 상생에 국민이, 주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최상건 취재1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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