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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창고

디스토피아 08.02


 300여명의 삶들이 비극적으로 저물었다. 떠나간 이들의 을 충분히 달래주기는 커녕, 오히려
분열과 대립을 놓고 수수방관하던 정부를 보면서 국민들, 특히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조국을 불신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그 배가 이익을 목적으로 불법개조를 통해 운항하고 있었는지, 안전운항을 하고 있는지, 배에 실리는 화물들이 규정에 맞게 적재되는지 단 
하나도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다. 배가 침몰하고 있음에도 해경은 무슨 생각인지 쉽사리 구조작업을 수행하지 못했고 배가 완전히 가라앉은 후, 해군과 해경은 현장에서 민간잠수사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현재까지도 실종자들 모두 다 찾지 못했다. 진행형이다.
 
 현장에서도 제 역할을 못했듯이 국회와 청와대도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들의 손익계산서는 바쁘
게 수정되었고 말만 앞설뿐 행동과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여당, 야당, 각 부처장, 대통령 할 것없이 그들의 머릿속엔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잔인한 4월의 차가운 바닷속에서 울부짖다 꺼져버린 아름다운 촛불들은 저 어른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세월호는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따라서 법이 파고들 자리가 없다. 이것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낙인으로 남아 괴롭히고 또 괴롭힐 것이다. 이런 국가를 만들어낸, 이런 국가를 방치한, 이런 국가를 바꿀 수 없는, 남은 자들의 영원한 주홍글씨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꺾은 사람들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불안정한 여객선을 운행한 선사, 그 불안정한 배를 침몰시키고 누구보다 먼저 탈출한 선원들, 현장 상황판단을 잘 못한 관계 공무원들. 하지만 과연 이들 뿐일까? 세월호 참사의 진정한 배후는 유병언일까? 그마저도 의문의 죽음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악당은 죽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 왔다' 라는 발표를 할 정부를 나는 지켜보고 있다.  

-2014.08.02-